“코로나 때 뭐했어?” 난 이 질문이 가장 겁난다. 봉쇄, 거리두기, 마스크라는 단어들이 워낙 많이 주입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말들은 얼핏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못하는 것은 내 탓이 아니라 환경 탓으로 돌리게 된다. 모임도 가질 수 없고, 마음대로 대화도 할 수 없다. 마스크를 끼고 말할 때는 더 큰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우리 딸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 따라 시장 갔다 돌아와서 말했다. “아빠, 가게 사람이 엄마를 어떻게 알아봤는지 ‘사모님’이라고 불렀어요!” 신기했다는 눈빛이었다. 그 말을 들은 내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희한하게 날 어떻게 알아보는지 가는 곳마다 ‘사장님’이라고 불러.” 딸은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도 오래된 일이라 어떻게 정리됐는지 모르겠다. 나는 한 이발사에게 30여년을 머리를 깎고 있다. 이발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