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5

페이스북을 종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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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의 기간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해왔던 페이스북을 이제 종료하고자 합니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매주 예배 설교로써는 부족한 다른 부분들을 서술하면서 여러분들에게 신앙의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나름대로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러나 매주 일정 시간에 오롯이 책상에 앉아 글을 써야하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 되었습니다.
어떤 때는 짧은 시간에 원고를 완성할 수 있지만 어떤 때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심지어는 다 써놓고 다시 새 원고를 써야 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다른 목회자에 비해 외부활동이 적기 때문에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더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나의 습성이 그런지 늘 시간이 부족한 상태로 지내왔습니다.
또 내가 쓰는 글은 정치나 사회문제는 다루지 않기로 스스로 마음을 먹었으므로 철저하게 신앙에 국한해서 썼습니다.
쓰고 싶고, 써야 할 주제들은 여전히 넘쳐납니다.
그러나 나 자신이 이것에 매이기 때문에 주간의 삶이 빡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교회의 행사들이 있으면 페이스북에 글을 쓸 여유가 없어지고, 그래서 한 주 두 주 빠지게 되면 마음에 부담이 옵니다.
연속성이 떨어지므로 독자나 나나 다 김이 빠지게 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지요.

하나님께서 나를 자기의 종으로 부르셨을 때 “내가 주의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 뒤 “내가 해야 한다.”로 확인되었을 때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나 자신이 “사역을 한다.”고 말하게 되었을 때 ‘왜 이리 부족한지’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목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리하고 설정해야 했습니다.
나의 목적은 온전히 목사로서의 주신 사명을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적인 욕망은 억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목회에만 매달렸지만 그래도 부족함이 더욱 명확해졌지 해소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부족한지도 모르는 차원에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아는 차원으로 옮겨갔다고 해야겠지요.
어떤 때는 ‘모르고 하는 게 약이 아닐까?’라는 세속적인 표현이 나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생각조차 없는 것 같은 사람들을 보면 속상하는 일들이 벌어졌고, 그것들마저 나 자신이 주의 종으로 필요한가를 시험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들을 고쳐야 하는가, 외면해야 하는가?’에, 그리고 ‘굳이 내가 할 필요가 있는가, 보고 있는 것이 사명을 다하는 것인가?…’ 등의 상념에 사실, 나는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나는 실격인지도 모릅니다.

결국, 나 자신이 완전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으며, 눈에 보이는 부조리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을 어느 정도 깨닫고, ‘나’라도 하나님 앞에서 할 수 있는 성실함으로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부족하지만 한 주, 한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페이스북을 마감하는 절대적인 이유는 나 자신에게 좀 더 여유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그렇게 할지라도 매주 빠듯하게 지낼 것입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동안 2000여 명의 애독자들이 나의 페이스북을 읽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처음에는 우리 교회 교인들에게 좀 더 다른 각도에서 신앙적인 교훈을 주기 위해 시작했지만 그 외 성도님들과 특히 종교, 교육계 지도자들이 읽어주신 것에 대해 이 자리를 통해 감사드립니다.
내가 조금의 더 여유를 갖는다면 무엇 하면 좋을까요?
성경을 보거나, 기도를 하거나, 설교준비를 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평소 못 다한 일상의 일을 하겠지요.
다른 분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글을 쓰던 시간만큼은 여유를 갖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집중해야 할 것에 더 집중할 수 있겠지요.
그동안 고정 독자로서 혹은 내 페이스북을 찾아 들어와서 읽어주신 여러분에게 다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자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일2:17)의 말씀이 새삼 마음에 떠오르고 확인되고 고백되어집니다.
남은 삶의 기간 동안 목회에 더욱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여러분들의 심령과 삶에 하나님의 사랑이 늘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주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