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30

“당신은 성령체험을 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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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성령체험을 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끔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성령체험을 중요시 여기고 이 체험이 없는 신앙은 엉터리인 것처럼 말합니다.
한때는 “당신은 거듭났습니까?” “거듭난 생일을 아십니까?” “구원의 확신이 있습니까?” “새 생명을 받았다는 증거가 무엇입니까?” “성령세례를 받았습니까?” 등등 수많은 질문을 던져 평범한 신앙인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미 밝혀진 대로 이 사람들은 구원파 혹은 안식교나 그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왜 그들은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상대의 신앙을 혼란에 빠트리는 일을 할까요?
상대방을 자기 신앙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 질문에 홀려 그 쪽으로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 질문으로 인한 혼란을 겪는 경우가 적잖게 벌어졌었습니다.
“정말 나는 거듭난 날을 모르는 것을 보면 구원받지 않은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내 신앙이 미미한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뭔가가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어딘가 가서 성령체험을 크게 한번 받아야 강력한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등등으로 말입니다.

실제로 구원받은 날을 아느냐를 묻는 교파와 성령체험을 묻는 교파는 다릅니다.
그러나 오늘 같이 다루는 것은 이것저것에 답을 주려는 것보다 이 모든 것은 내 신앙의 중심이 바로 서지 않을 때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또 달리 보면 성령체험을 받은 날이 바로 구원을 받은 날이 아닐까 하고 혼동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함께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성령세례를 강조하는 곳의 주장은 이러합니다.
우리가 지각적으로 예수를 믿는 것은 진정으로 예수를 믿는 것과 다르다는 거예요.
그들이 근거로 제시하는 성경은 베드로가 예수님을 믿고 따랐지만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기 전에 위기를 당하자 예수님의 제자임을 부인했고, 예수님을 제사장의 하인 앞에서 저주까지 했으나, 오순절의 성령을 받고 난 뒤 그는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담대함을 갖게 되었는데 이것은 오순절 성령세례를 받고 난 뒤 그렇게 되었음에 틀림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베드로처럼 성령을 받아야 진정한 제자가 된다는 말이지요.
베드로가 예수를 믿는 것과 성령을 받은 것은 다른 사건이며, 성령을 받는 즉 성령체험이 있고 난 뒤에야 비로소 제자로서 능력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으로 연결합니다.
얼핏 들으면 확실한 표현처럼 들립니다.
그러면 그 성령체험은 어떻게 나타나느냐고 물으면 방언을 하게 되거나 계시를 받게 되거나 영적인 환상, 감정적인 격한 경험 등을 내세웁니다.
왜냐고 물으면 오순절날 제자들이 방언을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합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해 보지요.
1. 오순절 뒤 오순절과 같은 상황들이 가는 곳곳마다 일어났는가? 아닙니다.
2. 성경에 예수님이나 바울이나 베드로가 예수를 믿으라는 말 외에 성령체험을 하라고 강조한 일이 있는가? 없습니다.
3. 오순절 때 외에 방언이 강조되어 표현된 적이 없고요.
4. 사도 바울도 그리스도를 믿으라고 했지 성령을 따로 받을 것을 명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것을 어떻게 정리하면 될까요?
1. 오순절 이후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을 때 그의 영이신 성령이 함께 우리 안에 내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로 구분해서 언급하지 않습니다.
2. 그러면 나는 예수님을 믿는데 왜 뜨거운 면이 없는가요? 당신이 예수님을 분위기나 지식적인 측면으로 믿지 인격적으로 믿지 않을 수 있고(인격적 믿음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설명하지요), 아직 온전히 자신을 헌신해도 아깝지 않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아는 것과 자신이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인격적으로 믿지 않는 것에 해당된다고 봐야 할 겁니다.
3. 예수를 제대로 믿고 있지만 격렬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그런 경험이 있어야 믿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각도로 보면 그런 격렬한 감정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이 더 많은 죄를 짓는 경우들도 봅니다. 그렇다면 그의 마음에 성령세례를 받아 성령이 계신데 그런 행동들을 하는데도 가만히 있을까요? 그 사람은 감정적인 경험을 한 것이지 진정한 성령의 역사를 체험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갖는 신앙은 이래야 합니다.
1. 그리스도로만으로 자신이 구원을 받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지식적인 면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인격적으로 믿고 의지해야 합니다.
2. 그리스도를 온전히 믿을 때 내 안에 그리스도와 함께 성령이 내주하게 되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3. 나 자신이 믿는 자로 하나님께 예배, 말씀묵상, 순종, 헌신, 등등을 통해 은혜에 대한 감동이 온다는 것. 그리고 삶에서도 감동이 올 수도 있습니다.
4. 나의 신앙생활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우선이지, 경험이 우선이 되거나 경험을 판단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행동, 헌신, 감동 등이 없다면 그 사람의 신앙은 지금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의 한번 그런 경험으로 신앙을 이어가서는 안 되고 성령님의 감화 감동은 계속 우리 가운데 일어나야 합니다.
5. 성령체험을 필수로 여기게 되면 나의 삶에는 성령이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것으로 느껴 확신을 굳게 잡을 수 없습니다.

가장 간략하게 말한다면 성령체험(어떤 형태로 나타나든)에 매이지 말고 내가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고 그리스도의 은혜에 의지하는가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믿음이 당신의 신앙을 이끕니다.
당신의 믿음에 은혜와 주님의 손길이 늘 함께하길 바랍니다.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믿음에 굳게 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