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03

기도를 길게 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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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성도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싶고, 길게 하고 싶은데 자신은 기도를 시작하면 3분도 안 돼 끝나고 더 이상 기도할 것이 없어져, 계속한다는 것은 중언부언하는 위선자처럼 보인다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우리가 기도한다고 할 때 대상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과 기도자가 기도를 두고 어떤 관계가 이루어질까?
당연히 기도자는 기도를 드리고 하나님은 응답을 하는 관계가 된다고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이든지 요구하고 하나님은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시니까 응당 그것들을 응답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죠? 그렇다면 기도는 아주 간단합니다.
“하나님은 나의 모든 어려움을 (전지하시니까) 다 아십니다. 이 모든 것을 주님께 맡깁니다. 다 알아서 응답해주옵소서(전능하시니까. 그리고 자애로우시니까).”로 끝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기도하라 응답하리라 하신 말씀이 이것을 의미할까요?
우리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기도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응답하시는 것이겠죠.
그러나 우리의 기도가 올바른 기도일까? 자신이 바라는 바의 기도가 옳은 것일까? 하는 문제는 하나님이 판단하실 일일 겁니다.
우리가 기도의 주체가 된다면, 이 말은 내가 기도하니까 기도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기도를 주관하시고 응답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하나님이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도할 때 2가지 점을 생각해야겠지요.
하나는 내가 바라는 바 나의 문제를 놓고 기도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나의 문제를 하나님의 시각 즉 하나님이 어떻게 보시는지를 살펴 기도할 수 있을 겁니다.
기도자의 바라는 바의 시각과 하나님의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럴 때는 우리의 기도가 달라집니다.
“하나님 저는 이렇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에게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요?”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해주옵소서.” “나에게 지혜를 주셔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시고, 믿음을 주셔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따르게 하옵소서.” 등등의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도하고 응답받는다는 방식만 고수하면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기 힘들 수 있고, 기도하다 쉬이 지칩니다.
심지어 우리 자신이 “이것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이 분명하다. 내 바람과 일치한다.”고 판단해버리게 되면, 하나님의 뜻은 전혀 다른 쪽으로 흘러갈 때가 허다한데 혼란을 느끼거나 응답이 되지 않는다고 포기해 버리게 됩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는다기보다 내 기도가 잘못되었거나 내가 드리는 기도보다 더 큰 뜻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경험을 여러 번했습니다.
목사이니까 기도해야 합니다.
당연한 일이며, 기도하는 것은 나에게 가장 귀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늘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긴급한 일이 발생할 때가 있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며,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그 이유를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속이 상할 때가 있습니다.
차를 몰고 잘 가는데 졸음운전을 하는 사람, 혹은 길을 착각해서 잘못 든 사람의 차량이 내 차를 덮쳤다고 생각해보세요.
어찌된 영문인지,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등 우리 마음은 괴롭고 화가 납니다.
이 문제를 하나님께 따져서 답을 얻는다고 속이 풀리는 것이 아닙니다.
시련을 당하면 답을 얻으려고 하지 말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면 분노에 끌리기보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주옵소서.’ ‘사고이므로 조심하라는 말씀으로 알고 털어버리게 해 주옵소서.’ 등 수많은 기도가 나올 것입니다.
실제 우리의 기도가 짧고 빈약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믿음의 결여, 다른 하나는 기도언어가 빈약한 것입니다.
기도의 언어가 빈약하다는 말은 기도를 잘하지 않았다는 것과 나 중심에 묶여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며, 하나님은 무엇을 기뻐하시며, 어떻게 해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는지, 그 일에 대한 내 반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기도를 드리면서 상의하고, 하나님의 성령님이 쓰다듬고 보듬으시는 것들을 느끼고 따라가야 합니다.
이 표현을 신비주의적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과 뜻에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은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도 안에서 교통하고, 기도에서 위안을 받고 소망으로 하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런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응답은 온전하신 하나님의 손에 있고, 하나님은 반드시 역사하실 것입니다.

기도에 응답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기도를 길게 할 수 없다는 것은 기도의 습관이 들지 않았다는 것과 자신이 원하는 바의 일방적인 기도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해 줬으면 합니다.
하나님이 전능하시고, 나를 택해 부르신 하나님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의 기도는 그 자체만으로 소망이 넘칠 것이고, 하나님과 함께 기도의 시간에 교통하는 즐거움을 갖게 됩니다.
내 기도하는 이 시간 내게는 가장 귀하고 즐겁다는 말은 빈말이 아닙니다.

어느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은 부모님을 위해 5살 때부터 40여 년이나 기도해 왔지만 아직도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지금은 그냥 손을 놓고 있다고.
그래서 하나님이 응답하지 않은 것일까요?
거기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일이니까 단박에 답변을 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모르는 뜻을 가지고 역사하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당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 기도를 통해 기도자 자신을 은혜로 이끄실 수도 있습니다.
기도가 살아있는 동안 나 자신도 그 기도 안에서 살아있습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기도를 했음에도 내가 바라는 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응답되지 않았거나 하나님이 외면하신다고 봐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대로 응답받고 사는 자녀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자녀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응답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기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안을 살펴봐야겠지만, 하나님을 신뢰하고 드리는 기도로 하나님이 주시는 길을 찾아가기도 해야 합니다.
“기도로 말만 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도록 그들을 섬겨라!” 이것이 하나님의 메시지일 수도 있지요.
따라서 우리는 한 가지의 제목을 가지고 기도를 해도 무한한 기도와 은혜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