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1

동생을 통한 신앙 훈련

3주차_김미현(i-8)

 

제 남동생은 저희 집 귀염둥이였습니다. 오빠와 제가 한 살 터울이었고 4살 밑으로 남자 아이가 태어났던 터라 늘 화가 많으시던 아빠도 동생만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를 풀고 귀여워하셨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은 지금 약 20년째 암투병중입니다. 나이에 비해 의젓하고 도전적이고 늘 자신감이 넘치던 아이가 갑자기 대학교 1학년 때 원인 모를 희귀병에 걸려 지금까지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교사셨던 엄마는 아들의 병을 고치고자 명예퇴직을 신청하셨고 여러 방법을 다 동원해도 별 차도가 없자 같은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엄마의 손에 이끌려 동생만 낫게 해 주시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심정으로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는 이제 어느덧 중년이 되었고 어리게만 보였던 제 동생은 벌써 마흔이 넘었습니다. 엄마는 이제 권사님이 되셨고 숨이 턱턱 막히는 뜨거운 여름이 오든 세찬 한파가 부는 겨울이 오든 매일 새벽, 교회에 가서 세 시간 넘도록 동생과 저희를 위해 기도하고 오십니다. 이젠 나이가 드셔서 동생을 간호하기도 힘든 상황인데도 그렇게 사시는 엄마를 보면 가만히 있는 제 자신이 죄스럽기만 합니다. 그런 엄마의 피눈물 나는 기도에도 불구하고 제 동생은 여전히 믿음이 없고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 딸이 울고 있는 저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삼촌은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기도하는 데 왜 낫지를 않아요?” “엄마도 잘 모르겠다. 삼촌이 믿지 않아서 그럴까.” 저도 늘 궁금했습니다. ‘동생이 믿으면 낫게 해 주셨을까……?’

그런데 제 기도가 요즘엔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지만, 제 동생을 구원해 주셔서 부디 이 땅에서 영적 평온함을 누리게 해 달라고. 그리고 썩어 없어질 면류관이 아닌 썩지 아니할 하늘의 면류관을 위해 기도하게 해 달라고. 그때가 언제인지는 주님만 아시겠지만 전 오늘도 동생의 구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고백합니다. ‘주님, 아버지를 구원해 주셨듯이 사랑하는 제 동생도 언젠가는 주의 자녀 삼아 주실 것을 믿습니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겠습니다. 아멘.’

 

김미현 집사(i-8교구)